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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4004 판결[전자금융거래법위반]〈은행통장 등 양도양수 사건〉 - 박진완 변호사의 LawBrain

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4004 판결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은행통장 등 양도양수 사건〉[공2013하,1738]

【판시사항】

[1] 전자금융거래법상 처벌대상인 ‘접근매체의 양수’의 의미 및 접근매체의 명의자가 양도하거나 명의자로부터 양수한 경우에만 처벌대상이 되는지 여부(소극)

[2] 피고인이 갑으로부터 건네받은 을 명의의 통장 등 접근매체를 병이 지시하는 성명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양도’하였다고 하여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양수는 양도인의 의사에 기하여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고, 단지 대여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 같은 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접근매체의 양도, 양수행위의 주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반드시 접근매체의 명의자가 양도하거나 명의자로부터 양수한 경우에만 처벌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이 갑으로부터 건네받은 을 명의 통장 등 접근매체를 병이 지시하는 성명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양도하였다고 하여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단순히 접근매체를 사기 범행의 공범들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전달하였다기보다 접근매체를 매수한 후 전부를 다시 매도하여 중간 차익을 얻는 행위를 업으로 한 점,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특성상 유기적으로 연결된 범죄집단과 달리 행위자들 사이에 충분히 접근매체의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점, 접근매체의 유통 과정은 취득자가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에 대하여 일정한 가액도 수수되고 있는 점,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에 입법목적이 있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와 사기죄는 보호법익이나 입법목적을 달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의 행위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양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제49조 제4항 제1호 [2]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제49조 제4항 제1호

【참조판례】

[1]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도14913 판결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도16167 판결(공2012하, 1465)

【전 문】

【피 고 인】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검사

【변 호 인】변호사 이창섭

【원심판결】서울중앙지법 2013. 3. 28. 선고 2013노2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접근매체 양수로 인한 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이 ① 2012. 7. 25.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2 명의의 기업은행 통장, 비밀번호, 현금카드 등 3개의 접근매체를 양수하였고, ② 2012. 8. 29.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농협통장, 현금카드 및 이에 대한 비밀번호 등 6개의 접근매체를 양수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 1이 접근매체의 명의자들로부터 직접 이를 양수하였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공소외 1이 위 접근매체들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양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은 피고인 2 등과 함께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개인 및 법인 명의의 통장을 모집, 판매하여 왔던 사실, 공소외 1은 피고인 1과 수년 전부터 알던 사이로 사업자 등록서류 등을 이용하여 개설된 각 명의인들의 통장, 비밀번호, 현금카드를 갖고 있다가 상호 연락이 되면 피고인 1을 만나 이를 교부하고 통장 1건당 25만 원 정도를 받은 사실, 피고인 1은 공소외 1로부터 위 통장 등을 넘겨받아 보관하거나 당일로 통장 1건당 35만 원 정도에 다시 팔았던 사실, 2012. 7. 25. 피고인 1은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인 공소외 4의 요청을 받고, 공소외 1로부터 제공받은 공소외 2 명의의 통장, 비밀번호, 현금카드 등 3개의 접근매체를 퀵서비스를 이용하여 보내준 사실, 공소외 2 등 명의의 통장 계좌는 대출, 조건만남 등을 빙자한 사기 범행의 입, 출금계좌로 사용된 사실, 위 통장이나 카드는 현금인출에 사용되고 2~3일 내에 사용이 정지되거나 버려지는 사실, 2012. 8. 29.에도 피고인 1은 공소외 3 주식회사 명의의 통장 등을 공소외 1로부터 제공받아 일부를 보관하다가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되기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양수는 양도인의 의사에 기하여 접근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고, 단지 대여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한데, 같은 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접근매체의 양도, 양수행위의 주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반드시 접근매체의 명의자가 양도하거나 명의자로부터 양수한 경우에만 처벌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고,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1은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명의자들의 통장, 비밀번호와 현금카드를 처분하기 위하여 소지하고 있었고, 피고인 1은 공소외 1로부터 위 접근매체 전부를 제공받고 그에 따른 정해진 대가까지 지급하였으며, 달리 이를 대여받거나 일시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여기에 위 접근매체를 교부하게 된 경위, 공소외 1과 피고인 1의 관계, 접근매체의 개수, 교부 이후의 정황 등도 종합하면, 피고인 1은 공소외 1로부터 위 접근매체를 각 양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접근매체 양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들의 접근매체 양도로 인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2012. 7. 16. 공소외 5로부터 공소외 6 명의의 기업은행 통장, 비밀번호, 현금카드 등 6개의 접근매체를 건네받은 후 공소외 7의 지시에 따라 퀵서비스를 통해 성명불상의 인출책에게 이를 양도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공소외 5에게 공소외 6 등의 통장에 대한 소유권 내지 처분권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인들이 공범들에게 접근매체를 다시 교부하는 것은 이미 양수가 완료된 접근매체를 사기 범행의 공범들 사이에 그 역할에 따라 내부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인들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개인 및 법인 명의의 통장을 모집, 판매하여 왔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5(일명 ○○ ○)는 피고인 2의 부탁을 받고 2012. 7. 16. 공소외 6, 8 명의의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6개를 위 사무실로 가져온 사실, 피고인들은 이를 통장 1건당 25만 원 정도에 매수하기로 하고 개인수첩에 이름,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기록한 다음 공소외 7이 요청한 대로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이용하여 이를 인출책에게 보낸 사실, 공소외 7은 위 통장 등을 넘겨받은 후 그중 사용이 가능한 통장 개수에 따른 대가로 132만 원을 송금하였고, 피고인들은 위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던 공소외 9와 이를 나누는 한편 공소외 5에게 통장 매수대금을 지급한 사실, 위 공소외 6 등 명의의 통장 계좌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에게 인계된 후 사기 범행의 입, 출금계좌로 사용된 사실, 피고인들 특히 피고인 1은 공소외 7 이외에도 일명 천안 최부장, 강사장 등 불상의 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과도 통장거래를 하여 왔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공소외 7의 지시를 받아 단순히 접근매체를 사기 범행의 공범들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전달하였다기보다 공소외 5가 구해 온 통장, 비밀번호, 현금카드를 매수한 후 다시 그 전부를 공소외 7 등에게 매도함으로써 중간 차익을 얻는 행위를 업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경우 그 특성상 유기적으로 연결된 범죄집단과 달리 각 행위자들 사이에 충분히 접근매체의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점, 위 접근매체의 유통 과정은 그 취득자가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에 대하여 일정한 가액도 수수되고 있는 점,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에 입법목적이 있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와 사기죄는 그 보호법익이나 입법목적을 달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접근매체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피고인 2의 접근매체 양도로 인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가 2012년 7월 말경 공소외 9(원심판결의 공소외 10은 오기로 보인다)로부터 공소외 11 명의의 국민은행, 기업은행 통장 등을 건네받은 후 2012. 8. 2.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통해 공소외 7이 지시하는 성명불상의 인출책에게 위 통장 등을 양도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피고인 2나 공소외 9에게 공소외 11 명의의 통장에 대한 소유권 내지 처분권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인 2가 공소외 9로부터 건네받은 접근매체를 전화금융사기의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교부하는 것은 이미 양수가 완료된 접근매체를 사기 범행의 공범들 사이에 그 역할에 따라 내부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9는 피고인들의 위 신설동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조카인 공소외 11로부터 돈을 달라는 말을 듣고 공소외 11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공소외 7에게 팔기로 한 사실, 공소외 11은 공소외 9와 함께 기업은행, 국민은행을 돌며 통장, 현금카드를 만들었고 이를 공소외 9에게 주며 빨리 팔아달라고 말한 사실, 공소외 9는 공소외 11 명의의 위 통장, 비밀번호, 현금카드 전부를 통장 1건당 25만 원을 받기로 하고 피고인 2에게 교부한 사실, 그로부터 2~3일 후 피고인 2는 공소외 7과 위 통장 등을 어디로 보내는지에 관한 통화를 한 다음 공소외 7로부터 6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이를 퀵서비스로 보내준 사실, 피고인 2는 당일 공소외 7로부터 통장 값 70만 원을 보냈다는 전화를 받고 그 중 60만 원을 공소외 9에게 지급한 사실, 공소외 11 명의의 위 통장 계좌는 그 다음날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입, 출금계좌로 사용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 2는 타에 처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소외 9로부터 공소외 11 명의의 각 통장을 매수하였다가, 중간 차익을 얻고자 그 전부를 다시 공소외 7 등에게 매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경우 그 특성상 유기적으로 연결된 범죄집단과 달리 각 행위자들 사이에 충분히 접근매체의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점, 위 접근매체의 유통 과정은 그 취득자가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에 대하여 일정한 가액도 수수되고 있는 점,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금융거래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에 입법목적이 있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와 사기죄는 그 보호법익이나 입법목적을 달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 2의 위 행위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접근매체 양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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