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9. 9. 9. 선고 중요판결 요지
형 사 |
2019도2562 강제추행 등 (자) 상고기각
[전 도지사의 비서에 대한 피감독자간음 등 사건]
◇1.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2.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죄의 판단 기준◇
-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도3071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 피감독자간음죄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에 있어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818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2도1029 판결 등 참조)
- 전 도지사였던 피고인이 수행비서였던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추행하고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제기된 사건에서, 1심은 전부 무죄로 판단하였고, 원심은 1회 강제추행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이에 대하여 기존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라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피고인 및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 사례
2019도6588 관세법위반 등 (마) 상고기각
[배출가스 또는 소음 변경인증을 받지 않고 자동차를 부정수입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대기환경보전법 및 소음ㆍ진동관리법 각 시행규칙에서 정한 변경보고 또는 변경통보절차가 위 각 법에서 정한 ‘변경인증의무’를 간소화한 것인지 여부(적극), 2.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착하여 보세구역에서 수입신고 절차를 거치는 수입자동차는 수입신고 수리시에 보세구역으로부터 반입되어 수입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 대기환경보전법과 소음․진동관리법의 위임에 따라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67조 제1항 및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제34조 제1항이 변경인증 대상을 특정하여 열거하고 있고, 위 각 조문 제3항도 그 범위를 제한하지 않은 채 위 각 조문 제1항에 따른 사항을 변경하여도 배출가스의 양 또는 소음이 증가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립환경과학원장에 대한 보고 또는 통보로써 변경인증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만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조문 제1항에 따른 사항에 변경이 발생할 경우에는 자동차수입자에게 변경인증의무를 부과하되, 배출가스의 양 또는 소음이 증가하지 않으면 위 각 조문 제3항에 따라 변경보고 또는 변경통보절차만 거치도록 함으로써 변경인증의무를 간소화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관세법 제2조 제1호는 외국물품을 우리나라에 반입(보세구역을 경유하는 것은 보세구역으로부터 반입하는 것을 말한다)하는 것을 수입의 한가지 형태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반입이란 물품이 사실상 관세법에 의한 구속에서 해제되어 내국물품이 되거나 자유유통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도35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관세법 제2조 제5호 가목은 우리나라에 있는 물품으로서 외국물품이 아닌 것을 ‘내국물품’으로 규정하면서, ‘외국물품’에 대해서는 제4호 가목에서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착한 물품으로서 제241조 제1항에 따른 수입의 신고(이하 ‘수입신고’라 한다)가 수리되기 전의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착하여 보세구역에서 수입신고 절차를 거치는 수입자동차는 수입신고 수리시에 사실상 관세법에 의한 구속에서 해제되어 내국물품이 되므로 수입신고 수리시에 보세구역으로부터 반입되어 수입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 피고인들이 수입하는 자동차에 관하여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67조 제1항 및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제34조 제1항이 규정한 사항에 변경이 발생하였음에도 위 각 법규에서 정한 변경인증 또는 변경보고나 변경통보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입신고를 하여 수리가 된 사안에서, 위 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변경인증을 받지 않은 것이고 수입신고가 수리된 이상 수입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죄, 소음․진동관리법 위반죄, 관세법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특 별 |
2016다262550 토지사용동의의사표시 (다) 상고기각
[국토계획법상 토지 일시 사용을 위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사건]
◇1.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인 원고가 피고들 소유의 토지를 재료적치장, 임시통로로 일시 사용하기 위해 국토계획법 제130조 제3항에 따라 피고들을 상대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이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당사자소송인지 여부(적극), 2. 행정소송법 제39조에 규정된 ‘그 밖의 권리주체’가 행정주체로 한정되는지 여부(소극)◇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제130조의 체계와 내용, 입법목적과 함께 공익사업의 성격을 종합하면, 도시ㆍ군계획시설사업의 사업시행자가 사업구역에 인접한 특정 토지를 재료적치장 또는 임시통로 용도로 한시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사업시행자는 위 규정에 따라 해당 토지 소유자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토지 소유자 등은 이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사업시행자의 ‘일시 사용’을 수인하고 동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토지 소유자 등이 사업시행자의 일시 사용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 사업시행자는 해당 토지의 소유자 등을 상대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토지의 일시 사용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는 국토계획법에서 특별히 인정한 공법상의 의무이므로, 그 의무의 존부를 다투는 소송은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 즉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에서 규정한 당사자소송이라고 보아야 한다.
- 행정소송법 제39조는, “당사자소송은 국가ㆍ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를 피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당사자소송의 경우 항고소송과 달리 ‘행정청’이 아닌 ‘권리주체’에게 피고적격이 있음을 규정하는 것일 뿐, 피고적격이 인정되는 권리주체를 행정주체로 한정한다는 취지가 아니므로, 이 규정을 들어 사인을 피고로 하는 당사자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사업 시행자인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그들 소유 토지를 임시통로 및 재료적치장으로 일시 사용하는 데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한 사건에서, 위 소송은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를 민사소송으로 보고 판단한 제1심판결을 전속관할 위반으로 취소하고 사건을 행정소송 관할법원으로 이송한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017두47564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부과처분취소 (마) 상고기각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의 위법 여부가 문제된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의 제공이 완료된 이후에 용역계약에서 약정한 용역대금에 미치지 못하는 용역대금을 실제로 지급받은 경우에도 약정한 용역대금을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부과한 것이 실질과세원칙 및 중복과세금지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구 부가가치세법(2010. 1. 1. 법률 제9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제4항,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10. 2. 18. 대통령령 제220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1호에 의하면 통상적인 용역의 공급의 경우 용역의 제공이 완료된 때에 공급시기가 도래하여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대가를 받기로 하고 타인에게 용역을 공급한 이상 실제로 그 대가를 받았는지의 여부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8. 선고 94누11446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인세법상 어떠한 채권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를 익금에 산입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그 채권의 행사에 법률상 제한이 없다면 일단 권리가 확정된 것으로서 해당 사업연도의 익금으로 산입되는 것이고 그 후 채무자의 무자력 등으로 채권의 회수가능성이 없게 되더라도 이는 회수불능으로 확정된 때 대손금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유가 될 뿐이지 이로 인하여 그 채권으로 인한 소득의 귀속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두3328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판매대행 용역의 제공으로 인한 원고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는 그 용역의 공급이 완료된 때인 2009. 8. 24. 성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중개수수료 채권도 원고의 2009 사업연도 익금에 산입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이후 채권양도로 인하여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은 중개수수료가 2억 5,000만 원에 불과하다거나, 채권을 양도받은 甲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중개수수료 중 3억 5,000만 원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원고의 중개행위에 따라 요트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 중개수수료가 감액되고, 중개수수료 채권 중 일부가 甲에게 양도된 사안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의 제공은 원고의 중개로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됨으로써 완료되는 것이므로, 중개수수료 채권 양도나 중개수수료 감액 등 매매계약 체결 이후에 발생한 사정만으로는 매매계약 체결에 따라 이미 성립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나 법인세 납세의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사례
2018두48298 시유재산변상금부과처분취소청구 (마) 파기환송
[서울광장 무단점유시 변상금 산정기준에 관한 사건]
◇1. 서울광장의 무단점유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2. 서울광장을 무단점유한 자에 대하여 부과하는 변상금의 산정기준◇
- 사용ㆍ수익허가 없이 행정재산을 유형적ㆍ고정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ㆍ수익하거나 점유하는 경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에서 정한 변상금 부과대상인 ‘무단점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반드시 그 사용이 독점적ㆍ배타적일 필요는 없으며, 점유 부분이 동시에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고 있다고 하여 점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누13325 판결,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참조).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이하 ‘서울광장조례’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서울광장의 “사용”이란 서울광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용함으로써 불특정 다수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서울광장의 일부를 유형적ㆍ고정적으로 점유하는 경우에는 점유 부분에 대한 불특정 다수 시민의 광장 이용이 제한될 것이므로, 서울광장조례에서 정한 바에 따라 광장사용신고 및 서울특별시장의 사용신고 수리를 거치지 않은 채 서울광장을 무단사용한 경우에는 공유재산법상 변상금 부과대상인 무단점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서울광장조례의 서울광장 “사용” 정의규정에 따라 변상금 부과대상인 무단점유인지에 관한 판단이 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 공유재산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서울광장조례 제10조 제1항 [별표] ‘광장사용료 기준’은 500㎡를 ‘최소 사용면적’으로 하여 서울광장의 광장사용료 기준을 정하고 있다(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제9조 [별표] ‘광장사용료 기준’도 서울광장조례 제10조 제1항 [별표] ‘광장사용료 기준’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하 서울광장조례 별표와 위 규칙 별표를 통틀어 ‘서울광장 사용료 기준’이라 한다).
서울광장 사용료 기준은 서울광장의 사용ㆍ수익허가 또는 사용신고 수리에 적용되는 기준일 뿐이고, 이를 서울광장의 무단점유에 따른 변상금 산정ㆍ부과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서울광장의 무단점유에 따른 변상금은 공유재산법령에서 정한 ‘무단점유면적 × 해당 공유재산의 면적단위별 평정가격 × 무단점유기간/연 × 사용요율 × 120%’의 계산식에 실제 무단점유면적과 공유재산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서울특별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 조례 제22조에서 정한 사용요율을 적용하여 산정ㆍ부과하여야 한다.
- 주간에는 서울광장에서 대형 천막이 설치된 자전거를 세워놓고 1인 시위를 하고, 야간에는 서울특별시청사 부지에 텐트를 설치한 후 취침한 원고에 대하여 무단점유를 이유로 한 변상금이 부과된 사안에서, 원심이 변상금 부과대상인 ‘무단점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나, ‘서울광장’을 무단점유한 부분에 대하여 ‘서울광장 사용료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여 변상금을 산정ㆍ부과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므로 파기환송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