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두46850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아) 파기환송
[위법한 채혈에 의한 운전면허취소 사건]
◇운전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법원 영장도 없이 채혈조사를 한 결과를 근거로 한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위법 여부(적극)◇
음주운전 여부에 관한 위 각 조사방법 중 혈액 채취(이하 ‘채혈’이라고 한다)는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를 수반하는 방법으로서, 이에 관하여 도로교통법은 호흡조사와 달리 운전자에게 조사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측정에 앞서 운전자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제44조 제3항), 운전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채혈조사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범죄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운전자의 동의 없이 그 혈액을 취득․보관하는 행위는 형사소송법상 ‘감정에 필요한 처분’ 또는 ‘압수’로서 법원의 감정처분허가장이나 압수영장이 있어야 가능하고, 다만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운전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는 등으로 호흡조사에 의한 음주측정이 불가능하고 채혈에 대한 동의를 받을 수도 없으며 법원으로부터 감정처분허가장이나 사전 압수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도 없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은 예외적인 요건 하에 음주운전 범죄의 증거 수집을 위하여 운전자의 동의나 사전 영장 없이 혈액을 채취하여 압수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후에 지체 없이 법원으로부터 압수영장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도15258 판결 참조).
따라서 음주운전 여부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운전자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또한 법원의 영장도 없이 채혈조사를 한 결과를 근거로 한 운전면허 정지․취소 처분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한 처분으로 볼 수밖에 없다.
☞ 원고가 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후송된 상태에서 경찰관이 원고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채혈을 하고 이에 대하여 법원의 사후 영장을 받지 아니하였음에도 피고가 그 채혈조사결과를 근거로 원고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사례.